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00 | 시 | 고향 흉내 1 | 유진왕 | 2021.07.13 | 77 |
899 | 시 |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 유진왕 | 2021.08.17 | 77 |
898 | 시 |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8 | 78 |
897 | 시 |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 泌縡 | 2020.10.10 | 78 |
896 | 시 | 코로나 바이러스 1 | 유진왕 | 2021.08.15 | 78 |
895 | 시 |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22 | 78 |
894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79 |
893 | 시 | 부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17 | 79 |
892 | 시 | 촛불/강민경 | 강민경 | 2019.02.03 | 79 |
891 | 시 | 4월, 꽃지랄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5.09 | 79 |
890 | 시 |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26 | 79 |
889 | 시 | 빈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16 | 79 |
888 | 시 |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4.09 | 80 |
887 | 시 | 기미 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2.22 | 80 |
886 | 시 | 럭키 페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09 | 80 |
885 | 시 |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 하늘호수 | 2021.08.03 | 80 |
884 | 시 | 재난의 시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31 | 81 |
883 | 시 |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0.30 | 81 |
882 | 시 |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05 | 81 |
881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