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8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90 | 시 |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 강민경 | 2016.10.11 | 260 |
989 | 시 | 희망 고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08.10 | 141 |
988 | 시 |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 강민경 | 2015.10.17 | 251 |
987 | 시 | 회귀(回歸) | 성백군 | 2014.03.25 | 217 |
986 | 시 |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03 | 241 |
985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89 |
984 | 시 |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2.11 | 231 |
983 | 시 | 황혼에 핀꽃 | 강민경 | 2018.01.04 | 161 |
982 | 시 | 황혼 결혼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01 | 370 |
981 | 시 | 황토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4.19 | 122 |
980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19 |
979 | 시 | 화장하는 새 | 강민경 | 2016.06.18 | 347 |
978 | 시 | 화장 하던날 1 | young kim | 2021.02.11 | 209 |
977 | 시 | 화려한 빈터 | 강민경 | 2016.09.07 | 262 |
976 | 시 | 홍시-2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30 | 162 |
975 | 시 | 홀로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06 | 177 |
974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63 |
973 | 시 | 혀공의 눈 | 강민경 | 2017.05.26 | 191 |
972 | 시 | 헤 속 목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31 | 108 |
971 | 시 |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