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에서 싹이 났다고/강민경
슈퍼에서 사온
군밤의 껍질을 벗기는데
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씨눈이 보인다
저게 자랄 수 있을까?
입맛 돋우는
노릇노릇 희고 통통한 살점들
강물 같이 흐르는 시간 사이의
보드라움에는
혹여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며
채워 넣은 물과 바람과 햇살의 맛
내 유년의 추억이
알밤을 찾아 밤나무 숲을 뒤진다
갈라진 땅 틈새로
누구인지 모를 싹들 수북하고
슈퍼마켓 좌판 위에는
군밤에서도 싹이 났다는 소문이
가득하다
시
2014.10.17 09:16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조회 수 30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99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87 |
898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47 |
897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41 |
896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76 |
895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197 |
894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10 |
893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71 |
»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08 |
891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74 |
890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169 |
889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182 |
888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2 |
887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180 |
886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13 |
885 | 시 | 촛불 | 강민경 | 2014.12.01 | 177 |
884 | 시 |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 2014.12.01 | 128 |
883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32 |
882 | 시 | 12월의 결단 | 강민경 | 2014.12.16 | 283 |
881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76 |
880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