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1 | 시 | 폭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8.05 | 82 |
100 | 시 | 미얀마 1 | 유진왕 | 2021.07.15 | 82 |
99 | 시 |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4.09 | 81 |
98 | 시 |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05 | 81 |
97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1 |
96 | 시 | 자연이 준 선물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20.03.17 | 81 |
95 | 시 | 럭키 페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09 | 81 |
94 | 시 | 꽃샘추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3.07 | 81 |
93 | 시 | 촛불/강민경 | 강민경 | 2019.02.03 | 80 |
92 | 시 | 기미 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2.22 | 80 |
91 | 시 |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 泌縡 | 2020.03.06 | 80 |
90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79 |
89 | 시 | 부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17 | 79 |
88 | 시 |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 泌縡 | 2020.10.10 | 79 |
87 | 시 | 고향 흉내 1 | 유진왕 | 2021.07.13 | 79 |
86 | 시 | 4월, 꽃지랄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5.09 | 79 |
85 | 시 |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26 | 79 |
84 | 시 |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06 | 79 |
83 | 시 |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8 | 78 |
82 | 시 |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 박영숙영 | 2021.01.26 | 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