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4 | 시 |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 강민경 | 2015.06.08 | 296 |
423 | 시 | 몰라서 좋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1.16 | 77 |
422 | 시 | 목백일홍-김종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43 |
421 | 시 | 모퉁이 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14 | 120 |
420 | 시 |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 강민경 | 2018.02.20 | 135 |
419 | 시 |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 강민경 | 2014.06.22 | 438 |
418 | 시 |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6.15 | 102 |
417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28 |
416 | 시 | 면벽(面壁) | 하늘호수 | 2016.06.21 | 226 |
415 | 시 | 멕시코 낚시 1 | 유진왕 | 2021.07.31 | 137 |
414 | 시 | 멈출 줄 알면 | 강민경 | 2015.09.06 | 158 |
413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1 |
412 | 시 | 먼저 와 있네 1 | 유진왕 | 2021.07.21 | 73 |
411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49 |
410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123 |
409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103 |
408 | 시 | 맛 없는 말 | 강민경 | 2014.06.26 | 197 |
407 | 시 | 막힌 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4.14 | 81 |
406 | 시 | 마지막 잎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1.06 | 149 |
405 | 시 | 마지막 기도 | 유진왕 | 2022.04.08 | 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