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0 07:51

얼룩의 소리

조회 수 3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룩의 소리/강민경



오른 손가락이 문틈에 끼어
‘아이고고’
날 선 외마디 소리에
온몸이 전율한다

오른 손가락을 다쳤는데
왼손이 왜
먼저 놀라 팔짝팔짝 뛸까
금방 끊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
맨 먼저 감싸 안은 다급함이여

멍으로 얼룩진 손가락의
앓는 소리
다른 사람 아닌 내 지체임을
확인받듯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언제 어디서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없이
애틋한 이웃들에게
망설이지 않는 친절함이랄까!
뜨겁고 끈끈한 정으로
얼룩진 깊은 멍울 녹여야 할
진솔함이랄까!

사람이란 지체로 어우른 세상
오른손과 왼손이 한 몸이듯이
너와 내가 한 운명임을 알았으니
앓는 소리, 웃음소리 함께 할 일이다



  1. 시간은 내 연인

  2. 종신(終身)

  3. 바람의 독도법

  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5. 그늘의 탈출

  6. 가을 밤송이

  7. 내가 세상의 문이다

  8.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9. 가을비

  10. 숙면(熟眠)

  11. 10월의 제단(祭檀)

  12. 얼룩의 소리

  13. 어둠 속 날선 빛

  14. 엉뚱한 가족

  15. 촛불

  16. 일상은 아름다워

  17. 별 하나 받았다고

  18. 12월의 결단

  19. 담쟁이에 길을 묻다

  20. 슬픈 인심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