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0 | 시 | 별천지 | 하늘호수 | 2017.12.12 | 287 |
99 | 시 | 빈말이지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05 | 287 |
98 | 시 |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 차신재 | 2016.04.29 | 288 |
97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289 |
96 | 시 | 나의 변론 | 강민경 | 2018.02.13 | 290 |
95 | 시 | 삶의 각도가 | 강민경 | 2016.06.12 | 291 |
94 | 시 | 오월-임보 | 오연희 | 2016.05.01 | 291 |
93 | 시 | 백화 | savinakim | 2014.05.13 | 292 |
92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294 |
91 | 시 | 4월에 지는 꽃 | 하늘호수 | 2016.04.29 | 294 |
90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297 |
89 | 시 | 오월의 찬가 | 강민경 | 2015.05.29 | 298 |
88 | 시 |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 하늘호수 | 2016.05.22 | 298 |
87 | 시 | 춤 2 | 하늘호수 | 2016.09.17 | 298 |
86 | 시 |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1.10 | 298 |
85 | 시 |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 강민경 | 2018.08.02 | 299 |
84 | 시 | 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 2013.10.11 | 300 |
83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01 |
82 | 시 |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 강민경 | 2015.03.26 | 301 |
81 | 시 | 난산 | 강민경 | 2014.04.17 | 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