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4 | 시 |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04 | 121 |
243 | 시 | 겨울 초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1.21 | 121 |
242 | 시 | 잊어서는 안 된다 / 김원각 | 泌縡 | 2020.05.17 | 121 |
241 | 시 | 황토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4.19 | 121 |
240 | 시 | 숲 속 이야기 | 하늘호수 | 2016.07.11 | 120 |
239 | 시 | 사람에게 반한 나무 | 강민경 | 2017.07.01 | 120 |
238 | 시 | 모퉁이 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14 | 120 |
237 | 시 | 가을 묵상/강민경 | 강민경 | 2020.10.06 | 120 |
236 | 시 | 성질을 팝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22 | 120 |
235 | 시 | 가을, 물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1.10 | 119 |
234 | 시 |
변곡점
1 ![]() |
유진왕 | 2021.07.16 | 119 |
233 | 시 |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29 | 118 |
232 | 시 |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 강민경 | 2017.02.16 | 118 |
231 | 시 | 2017년 4월아 | 하늘호수 | 2017.04.26 | 118 |
230 | 시 |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 하늘호수 | 2017.05.02 | 118 |
229 | 시 | 사랑의 선물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24 | 118 |
228 | 시 | 보훈 정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16 | 118 |
227 | 시 |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06.15 | 117 |
226 | 시 | 사랑은 그런 것이다/강민경 | 강민경 | 2018.10.14 | 117 |
225 | 시 | 짝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1.13 | 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