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어둠을 밀어내며
자욱한 안개비가 앞산에서 내려옵니다
이제는 괜찮다고 어서 일어나라고
새벽을 두드립니다
십일 층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눈앞 고개 숙인 가로수들은
감사 기도드리는지 정물인 듯 조용하고
멀리 다이야몬드 헤드 산기슭 따라 돌아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숲 속을 빠져나와
죽을힘을 다해 졸음에 겨운 내 눈꺼풀을 꼬집습니다
아침입니다. 바람 재우고 비 쫓아내고
먼 산 산마루 넘어오는 저 붉은 해
지난밤 허리케인 “아나” 가 온다고
슈퍼마다 생필품이 동이 났다는 인간사 야단법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시침을 떼는지
말 한마디 않고 환한 빛만 쏟아냅니다
새날이 왔다고
출근길 서두르는 사람들
어제가 언제 있었냐는 듯
도로는 여전히 러시아워로 붐비고, 자동차 기적은
승리를 구가하는 나팔소리 같습니다
636 - 1022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40 | 시 | 바 람 / 헤속목 | 헤속목 | 2021.06.01 | 127 |
639 | 시 | 시간의 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4.07 | 127 |
638 | 시 | 사과껍질을 벗기며 | 곽상희 | 2021.02.01 | 127 |
637 | 시 | 멕시코 낚시 1 | 유진왕 | 2021.07.31 | 127 |
636 | 시 |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0.03 | 127 |
635 | 시 | 넝쿨 터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6.11 | 128 |
634 | 시 |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1.24 | 128 |
633 | 시 | 여한 없이 살자구 2 | 유진왕 | 2021.08.10 | 128 |
632 | 시 | 4B 연필로 또박또박 1 | 유진왕 | 2021.08.11 | 128 |
631 | 시 | 섞여 화단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2 | 128 |
630 | 시 | 산동네 불빛들이 | 강민경 | 2016.05.17 | 129 |
629 | 시 | 6월 | 하늘호수 | 2016.06.15 | 129 |
628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8.12 | 129 |
» | 시 |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 2014.12.01 | 130 |
626 | 시 |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 유진왕 | 2021.07.24 | 130 |
625 | 시 | 가슴 뜨거운 순간 | 강민경 | 2019.12.06 | 130 |
624 | 시 | 순수 1 | young kim | 2021.03.20 | 130 |
623 | 시 | 3월은, 3월에는 | 하늘호수 | 2016.03.17 | 131 |
622 | 시 | 어머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07 | 131 |
621 | 시 | 겨울, 담쟁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10 | 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