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7 08:03

별 하나 받았다고

조회 수 3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교회 유치부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지어
손전등과 목장갑, 속이 깊은 바게트를 챙겨
오밤중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게 잡으러 가고

나이 든 나는 그이와 함께
지친 몸 해풍을 피해
방풍림에 바람막이 삼아 등을 기대고
피곤을 푸는데
어둠 속 반들거리는 지네 한 마리
여기는 내 집이라며 나뭇가지 위를 슬금슬금
나를 쫓아낸다
      
오싹하도록
소름이 돋고 오금이 저리다
도망 나오다가 털썩 모래밭에 주저앉는데
하늘은 까맣고 깜깜할수록
더욱 또렷한 수많은 별, 큰 별 작은 별
초롱초롱하다는 말 끝내기도 전에
허공을 가르며 내게로 떨어지는 유성 하나

어어 어
얼결에 받아 안고 자세히 드려다 보는데
아니, 이게 누구야?
그토록 크고 찬란해 뵈던 별이
바로 내 옆자리 차지한 보화 덩어리
그이였다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9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87
898 종신(終身) 성백군 2014.09.22 247
897 바람의 독도법 강민경 2014.09.27 141
896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76
895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197
894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310
893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71
892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08
891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74
890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69
889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888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2
887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80
886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13
885 촛불 강민경 2014.12.01 177
884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28
»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32
882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3
881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6
880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