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6 00:10

12월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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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결단/강민경


가쁜 소식도 듣고
슬픈 소식도 들었습니다
꽃피고 꽃 지는 봄소식도
잎 지고 눈 쌓인 겨울 소식도
12월이 가진 결단입니다

올봄에
새 손녀, 새 손자를 보면서
우리 집 정원도 함빡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피붙이와는 아무 상관 없는
친한 친구의 불행한 소식을 들으며
왜 내 일처럼 슬픈 것인지
서러워 한 일 있었습니다

바람이 낙엽을 쓸어가는
12월이
결단을 끌어안고 똥 마려워 끙끙거리는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꽃도 지우고
나뭇잎도 다 떨어트린 겨울 초입에서
어떤 옷을 갈아입어야 할지 무겁고 메마른
모래주머니를 둘러매고 온 삶
돌아보며 서성이는 2014년  
내 몫으로 다가선 결단의 12월도
게 눈 감추듯 지나쳐 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타이르지만
세상은 혼자의 것이 아니어서
절대 외면 못 한다고 조곤조곤 타이릅니다.



  1. 시간은 내 연인

  2. 종신(終身)

  3. 바람의 독도법

  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5. 그늘의 탈출

  6. 가을 밤송이

  7. 내가 세상의 문이다

  8.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9. 가을비

  10. 숙면(熟眠)

  11. 10월의 제단(祭檀)

  12. 얼룩의 소리

  13. 어둠 속 날선 빛

  14. 엉뚱한 가족

  15. 촛불

  16. 일상은 아름다워

  17. 별 하나 받았다고

  18. 12월의 결단

  19. 담쟁이에 길을 묻다

  20. 슬픈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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