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마음은 늘 고향에서 서성이지만
뿌리 내려 사는 곳도 고향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기운을 돋웁니다
왼 종일 서 있는 우리가 가엽지도 않은지
심술부리는 바람에 가슴앓이 하면서
미련한 곰 취급, 받으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답답한데
사람들은 자기 생각대로 믿음 직 하다며
내 그늘 밑에 쉬며 편안해합니다
언제 누가 우리를 이곳에 살게 했는지
궁금하지만, 금술 좋고 정직하게 사는
우리에게는
가슴 두근거리는 봄날이 있어
꽃향기 햇볕 물어 나르는 날은
바람과 기꺼움으로 몸 섞여
새순을 키웁니다
어디를 어떻게 꼬집어 줄까
종잡을 수 없는 심술 같지만
때로는 우리를 도와
단단한 껍질 깨트려 주어 답답하던
잔가지 그늘 사이로 피운 새잎
정물 같은 그림 그리어 빈 하늘
채우는 한가족임을 대견해합니다.
시
2015.01.25 07:23
언덕 위에 두 나무
조회 수 28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4 | 시 | 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2 | 269 |
143 | 시 |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 오연희 | 2016.11.30 | 271 |
142 | 시 |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 하늘호수 | 2015.07.27 | 271 |
141 | 시 |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 2014.06.14 | 272 |
140 | 시 | 알로에의 보은 | 강민경 | 2017.08.11 | 272 |
139 | 시 | 비와 외로움 | 강민경 | 2018.12.22 | 273 |
138 | 시 | 탄탈로스 산닭 | 강민경 | 2017.12.18 | 274 |
137 | 시 |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 son,yongsang | 2015.08.14 | 275 |
136 | 시 |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13 | 275 |
135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6 |
134 | 시 | 정독, 인생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05 | 276 |
133 | 시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성백군 | 2014.08.07 | 277 |
132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78 |
131 | 시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강민경 | 2014.05.05 | 279 |
130 | 시 | 지는 꽃잎들이 | 강민경 | 2016.03.26 | 280 |
129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81 |
128 | 시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강민경 | 2014.07.21 | 282 |
127 | 시 | 나뭇잎 자서전 | 하늘호수 | 2015.11.24 | 284 |
126 | 시 | 이국의 추석 달 | 하늘호수 | 2017.10.07 | 284 |
» | 시 | 언덕 위에 두 나무 | 강민경 | 2015.01.25 | 2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