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1 13:10

나를 먼저 보내며

조회 수 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를 먼저 보내며/강민경

 

 

       사철 구분 뚜렷함 없이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떨어져 눕는

       하와이, 나뭇잎들도

       옷 갈아입을 때는 안다

 

       그들에게도 겨울은 온다고

       노란 나뭇잎 떨어뜨려

       사람들이, 저를 밟고 걷는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똑같은 소리로

       한국의 단풍 길을 연상케 한다

 

        내가

       어머니 곁에 있겠다고 고집부릴 때

       나를 먼저 보내며 곧 따라오시겠다

       달래시고 하염없이 손 흔들어

       길을 터 주신 그분과 같이

       나무도

       제 살점을 그렇게 떨구어 내겠지!

       가을이면 새로 올 생명을 위해

       먼저 보내고 뒤따르며 감내한

       벗어버릴 수 없는 희생은

 

       허무하고 서운하고 슬픈

       운행(運行) 같지만

       지구의 행복은 더욱, 빛나고

       거룩한 삶인 것이 분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4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18
723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17
722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217
721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7
720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16
719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6
718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16
717 잃어버린 밤하늘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25 216
716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216
715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6
714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15
713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15
712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15
711 낙화.2 정용진 2015.03.05 214
710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14
709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214
708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13
707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13
706 이상기온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23 213
705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9.21 21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