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3 15:49

비우면 죽는다고

조회 수 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우면 죽는다고 / 강민경                

 

 

길바닥에서

무심히 밟힌 빈 깡통

와장창무너지는 소리를 낸다

 

다 비웠는데

배알도 비우고 값도 비우고 마음마저 게워

자존심도 다 버렸는데

비우면 편하다고 하시더니

왜 이러십니까?

 

늙은 노숙자

Stop 사인에서 가슴에

‘Please help me, I need quarter’라는

표지를 붙이고 빈손을 내민다

 

맞아

어차피 용광로에 들어가 재생하려면

불순물은 제거되어야 한다며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수없이 짓밟히는 찌그러진 깡통

덕에 비었다는 신세는 면했지만, 납작 엎드려

죽은 깡통이 되었다

 

Quarter* 대신에

오전 짜리 찌그러진 깡통을 주어 들고

환전소를 찾아 자리를 뜨는 노숙자 쓸쓸한 등 뒤로

자동차 기적 소리 요란하다

 

*quarter : 미화 1/4 달러

  

 

 

 

  

 

 

 


  1. 파리의 스윙 / 성백군

  2. 사막의 돌산 / 헤속목

  3. 살만한 세상

  4. 도미를 구워야 것다

  5.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6. No Image 01Jun
    by 하늘호수
    2023/06/01 by 하늘호수
    in
    Views 94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7. No Image 15Sep
    by 하늘호수
    2018/09/15 by 하늘호수
    in
    Views 93 

    가을 묵상 / 성백군

  8. 사서 고생이라는데

  9. No Image 06Jul
    by 하늘호수
    2022/07/06 by 하늘호수
    in
    Views 93 

    나쁜 사랑 / 성백군

  10. 전령

  11. 가을의 길목

  12. No Image 30Aug
    by 하늘호수
    2017/08/30 by 하늘호수
    in
    Views 92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13. No Image 28May
    by 하늘호수
    2019/05/28 by 하늘호수
    in
    Views 92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14. No Image 07May
    by 하늘호수
    2019/05/07 by 하늘호수
    in
    Views 92 

    철 / 성백군

  15. 5월에 피는 미스 김 라일락 (Lilac) / 필재 김원각

  16.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17. No Image 22Sep
    by 하늘호수
    2020/09/22 by 하늘호수
    in
    Views 92 

    코로나 현상 / 성백군

  18. No Image 25Nov
    by 하늘호수
    2020/11/25 by 하늘호수
    in
    Views 92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19. 낯 선 세상이 온다누만

  20. 복숭아 거시기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