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 미얀마 1 file 유진왕 2021.07.15 82
100 재난의 시작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31 81
99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81
98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1
97 꽃 뱀 강민경 2019.07.02 81
96 자연이 준 선물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17 81
95 럭키 페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09 81
94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81
93 기미 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정용진 2019.02.22 80
92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3.06 80
91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강민경 2019.05.23 79
90 부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17 79
89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79
88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79
87 고향 흉내 1 유진왕 2021.07.13 79
86 4월, 꽃지랄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5.09 79
85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79
84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06 79
83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8 78
82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file 박영숙영 2021.01.26 78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