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4 5월, 마음의 문을 열다 강민경 2017.05.18 177
323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하늘호수 2017.05.15 250
322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2
321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3
320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47
319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6
318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12
317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하늘호수 2017.05.02 118
316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0
315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18
314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63
313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48
312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5
311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1
310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9
309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3
308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4
307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58
306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5
305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39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