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하천이 범람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 * (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그래도 다는 아닌지

어린 새싹들은 손대지 않고

해 뜨자 슬그머니 물러간다

그게 인정이라면 인정이고 의리라면 의리랄까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망하고, 흥하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라며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오하우(Oahu) : 하와이 주(州) 청사와 호놀루루 시(市)가 있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4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206
483 바람의 필법/강민경 강민경 2015.03.15 354
482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8 105
481 바람의 면류관 강민경 2017.06.01 178
480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43
479 바람의 독후감 강민경 2015.04.22 323
478 바람의 독도법 강민경 2014.09.27 147
477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37
476 바람산에서/강민경 강민경 2018.08.13 169
475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205
474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117
473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강민경 2020.06.16 102
472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34
471 바다의 눈 강민경 2019.08.30 174
470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8
469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1 126
468 바다가 보고 파서 1 file 유진왕 2021.07.26 438
467 바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25 248
466 바 람 / 헤속목 헤속목 2021.06.01 133
465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85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