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0 23:58

얼굴 주름살 / 성백군

조회 수 10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굴 주름살 / 성백군

 

 

 

 

 

내 얼굴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주름살이 많다고

 

병원에 가서 지우자는 아내의 말에

 

거울 속 나를 들여다본다

 

 

 

이마 제일 위, 이건

 

당신이 속 썩여서 생긴 것이고

 

중간에 큰 것, 이건

 

내가 성질 못 이겨 내게 화내다가 생긴 것이고

 

아래, 눈썹 위 이건

 

아이들  키우다가  생긴 것이고

 

양쪽 입가에 잔주름살, 이건

 

속없이 실실 웃다가 헛되게 생긴 쓸데없는 것

 

그러고 보니 정말 많기는 하다만

 

내가 만든 것이든 남이 준 것이든

 

내 몸에 붙었으니 다 내 것이 아닌가

 

 

 

 몇 푼 주고 지우면

 

겉이야 그럴듯하게 지워져

 

조금은 젊게 보이겠지만

 

그러다가 속 사연까지 지워지면

 

마음 없는 나는 무얼 믿고 살아가랴

 

 

 

여보, 안 갈래

 

훈장이라 믿어주면 안 되겠니?

 

당신과 내가 함께 만든 삶의 이력이니

 

지울 수는 없잖아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0 황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19 85
859 9월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9.10 86
858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86
857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8.06 86
856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file 유진왕 2021.08.06 86
855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87
854 별이 빛나는 밤에 file 작은나무 2019.03.17 87
853 오, 노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08 88
852 성질을 팝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22 88
851 하늘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22 89
850 그리움의 시간도 작은나무 2019.03.01 89
849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26 89
848 때늦은 감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2.10 89
847 고목 속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14 89
846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0
845 못난 친구/ /강민경 강민경 2018.07.17 90
844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0
843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유진왕 2021.07.28 90
842 보훈 정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16 90
841 주름살 영광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9 9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