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19:30

아내의 품 / 성백군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내의 품 / 성백군

 

 

제트기 지나간 뒤

굉음에 놀란 수탉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풀숲에 머리를 처박고 꼼짝 않는다

 

나도 세상 살다 보니

그런 때가 있었다

꼬맹이 셋 데리고 이민 와 살다가

실직했을 때, 힘겹게 시작한 사업 망했을 때,  등등

눈을 띄고도 앞이 안 보여서

귀를 막았더니 아내의 품이 였더라

 

작은데

너무 작아서

내 얼굴 하나 감추기도 힘든데

그래도 유일한 내 쉴 곳은 아내의 품뿐

거기에 몸을 묻었더니

태반의 기억이 살아나고

마음을 맡겼더니 새 힘이 솟더라

 

저 수탉

언제 잠에서 깨어난 걸까

대낮인데도 홰를 치며 운다

시도 때도 없이

꼬끼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4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21
743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14
742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1
741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5
740 6월 하늘호수 2016.06.15 141
739 화장하는 새 강민경 2016.06.18 346
738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26
737 안개꽃 연정 강민경 2016.06.27 232
736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42
735 바위의 탄식 강민경 2016.07.07 257
734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18
733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20
732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15
731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35
730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54
729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9
728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210
727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86
726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43
725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23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