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8 14:37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조회 수 1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운명 앞에서.jpg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당신은
이제 한 생애生涯를 마감하고
눈을 감고 계십니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저승이란 공간을 좁히거나
뭉갤 수 없는 불가항력不可抗力

당신은
지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늘나라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서너 달의 병원생활로
안방에서 고통을 겪기까지
부족하기 짝이 없는 효도와 다 못 드린 기도
할 기회도 주셨고
끝까지 무엇이 사랑인가를
몸소 보여주신 쭈그렁 가슴

당신의 생애는 결코 짧은 것이 아니라
한 줄기의 긴 강입니다
색채는 더욱 짙고 푸르러
바다만큼 깊고
하늘만큼 높은

하여, 제가 앉아있는 이 자리는
당신의 그늘입니다
그늘속의 빛입니다

고단했던 생애가 한 덩이 침묵
저희들의 잘못과 몰이해조차
사랑으로 감싸주시던 인생자락 그
한 올의 실낱에도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이 세상사는 길의 채찍이실

어머니
어머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6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4
665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3
664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663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03
662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661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02
660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659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658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2
657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01
656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1
655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201
654 여름 보내기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8.30 201
653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1
652 맛 없는 말 강민경 2014.06.26 200
651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200
650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200
649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200
648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200
647 시와 시인 강민경 2016.12.06 199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