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8 14:37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조회 수 1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운명 앞에서.jpg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당신은
이제 한 생애生涯를 마감하고
눈을 감고 계십니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저승이란 공간을 좁히거나
뭉갤 수 없는 불가항력不可抗力

당신은
지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늘나라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서너 달의 병원생활로
안방에서 고통을 겪기까지
부족하기 짝이 없는 효도와 다 못 드린 기도
할 기회도 주셨고
끝까지 무엇이 사랑인가를
몸소 보여주신 쭈그렁 가슴

당신의 생애는 결코 짧은 것이 아니라
한 줄기의 긴 강입니다
색채는 더욱 짙고 푸르러
바다만큼 깊고
하늘만큼 높은

하여, 제가 앉아있는 이 자리는
당신의 그늘입니다
그늘속의 빛입니다

고단했던 생애가 한 덩이 침묵
저희들의 잘못과 몰이해조차
사랑으로 감싸주시던 인생자락 그
한 올의 실낱에도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이 세상사는 길의 채찍이실

어머니
어머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6 소음 공해 1 유진왕 2021.07.22 146
775 참회 1 유진왕 2021.07.22 79
774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218
773 먼저 와 있네 1 유진왕 2021.07.21 78
772 엘리베이터(ELEVATOR) 번지수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0 150
771 매실차 1 유진왕 2021.07.20 159
770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9
769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9
768 거 참 좋다 1 file 유진왕 2021.07.19 112
767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93
766 토순이 1 유진왕 2021.07.18 163
765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8
764 건투를 비네 1 유진왕 2021.07.17 238
763 그저 경외로울 뿐 1 file 유진왕 2021.07.17 78
762 변곡점 1 file 유진왕 2021.07.16 124
761 복숭아 거시기 1 유진왕 2021.07.16 100
760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59
759 미얀마 1 file 유진왕 2021.07.15 92
758 크리스마스 선물 1 file 유진왕 2021.07.14 128
757 꽃보다 체리 1 file 유진왕 2021.07.14 218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