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5 10:28

손 들었음

조회 수 67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손 들었음 >

 

 

열 살 안팎 우리 집 코이들

벌써 노쇠해서 가시는 분도 있고

까불고 물 위로 솟구쳐 재주넘기 하다가

풀밭에 떨어져 숨 안쉬는 녀석도 있고

 

해서, 한 해에 너댓마리 정도씩 

어린 녀석들 사다가 함께 섞어 놓는다오

대가 끊기지 않도록

 

그런데 가끔씩 잿두루미들이 들이닥쳐요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마리 입에 쏙 집어넣고는

줄행랑을 친다구

어제도 한마리 명을 달리 했구먼

물 깊이가 어른 한 길이 넘는데도

배고픈 녀석이 노는 녀석들 보다 더 재빠른 게지

 

두 살만 돼도 한 자가 넘게 커버리니

감히 건들지 못하는데

일년생은 대 환영이야

기막힌 간식거리지, 한 입에 쏘~옥

 

날렵한 개가 둘이나 있고

새가 내려 앉는 낌새가 나면

용수철 처럼 튀어 나가는데도

일단 그녀석 내렸다 하면

한 마리는 벌써 그 입 속에 있다구

 

좀 무서워하고 오지 말라고

꼭 실물 같은 커다란 부엉이룰 하나 구해서

연못가 나무 둥치 위에 뒀는데

그 녀석들이 벌써 다 알더라구, 글세

바로 그 옆에 내려 앉아서 낚시질을 해요, 나 원 참

그래서 손 들었음

자기 생업을 방해하지 말래나 어쨌대나

 

 

 

 

IMG_3453.jpeg

IMG_3455.jpeg

 

 
  • ?
    독도시인 2021.07.25 14:28
    좀 무서워하고 오지 말라고
    꼭 실물 같은 커다란 부엉이룰 하나 구해서
    연못가 나무 둥치 위에 뒀는데
    그 녀석들이 벌써 다 알더라구, 글세
    바로 그 옆에 내려 앉아서 낚시질을 해요, 나 원 참
    그래서 손 들었음

    자기 생업을 방해하지 말래나 어쨌대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0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45
799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3
798 가을비 소리 강민경 2015.10.29 227
797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36
796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43
795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63
794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29
793 환생 강민경 2015.11.21 199
792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265
791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29
790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19
789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196
788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180
787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60
786 겨울의 무한 지애 강민경 2015.12.12 167
785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87
784 틈(1) 강민경 2015.12.19 161
783 자유시와 정형시 하늘호수 2015.12.23 347
782 겨울 素描 son,yongsang 2015.12.24 164
781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