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1 17:44

국수쟁이들

조회 수 7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국수쟁이들 >

 

 

어느 날 장안에 

내노라 하는 세 국수쟁이가 모였소

피차 안부를 물으며 한동안 얘기 꽃을 피우다

의례 그 국수 얘기가 나왔겠지

 

식성대로 이런 저런 국수를 주문해 놓고는

주방쪽으로 자꾸 시선을 돌리며 세 사람 왈,

아마 이 세상에 

자기만큼 국수에 일가견이 있고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 절대 없을 거라며

침튀기고 설전을 벌이지 않았겠소

 

마침내 이 참에

누가 진짜 국수쟁이인지 가리기로 했고

그래서 각자가 소견 발표 시작

 

첫째 사람 왈,

자기는 국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대

술보다 더 잘 넘어간대나?

아침 밥상에 쌀밥을 밀쳐 놓고

전날 남은 불은 국수를 찾는다고

 

와!~~~~, 참 좋아하는구먼

 

둘째 사람 왈,

뭘, 그 정도를 가지고서

이 사람들아, 

난 국수를 그릇에 담아서 먹어본 기억이 없네

삶아서 맑은 물에 헹구다가, 그 보드라운 국수를

음미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결국 다 집어먹어 버리게 된다구

어떻게 그릇에 담을 때까지 기다릴 수가 있나

 

와!~~~, 자네, 국수 어지간이 좋아하는 구나

 

그랬더니, 셋째,

눈을 지긋이 감고는, 시를 한 수 읊더래

 

파아란 밀 밭 사이를 지나면 

가슴이 설레인다

나만 알고, 너만 아는

그래서 배시시 웃을 수 밖에

 

다들 손발 들어버렸대

, 나도 오늘 가슴이 설렐라고 그러네

 

 

 

8a6780557bbe0abd86fb739961e6a9ca1.jpg

 
  • ?
    독도시인 2021.08.13 13:38

    파아란 밀 밭 사이를 지나면
    가슴이 설레인다
    나만 알고, 너만 아는
    그래서 배시시 웃을 수 밖에

    다들 손발 들어버렸대
    햐, 나도 오늘 가슴이 설렐라고 그러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0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48
819 종신(終身) 성백군 2014.09.22 247
818 나의 고백 . 4 / 가을 son,yongsang 2015.10.23 247
817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하늘호수 2017.05.15 247
816 바위의 탄식 강민경 2016.07.07 246
815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45
814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45
813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245
812 우수(雨水)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03 245
811 꽃, 지다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0 244
810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44
809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43
808 3시 34분 12초... 작은나무 2019.03.21 242
807 오디 성백군 2014.07.24 241
806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0
805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40
804 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김원각 泌縡 2020.06.27 240
803 7월의 유행가 강민경 2015.07.28 239
802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39
801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38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