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8 16:13

마지막 기도

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마지막 기도 >

 

 

엄숙한 시간

부러 잊으려 해도, 피해도

꼭 오는 시간

그건 숙제 검사하는 날

 

아직 채 늙지도 못한

오십대 젊은 환자 마이클이

마지막을 고하는 시점을 맞았소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퀭한 눈새로 숨을 몰아 쉬며 쏟아내는 말,

Daniel, I can’t die.

I’m not ready yet to see my God.

자기는 죽지 못하겠노라고,

아직은 신을 만날 준비가 안됐다는 구먼…

 

아니, 어떻게 하면 준비가 되는 것인데?

뭐가 그리 마음에 걸려서 그러시나?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나쁜 짓을 다 해봤노라고,

해서, 아무래도 신의 용서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자기는 못 죽겠다고…

 

허허, 그대가 안 죽으려면 안 죽을 수는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대가 뭘 더 할 수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얼만큼 더 하면 구원의 충분조건인데?

나도 급하게 질문을 쏟아냈소

 

I think the God you are believing in

is bigger than you are thinking of.

Yes, He should be.

Otherwise, there’s no hope for anybody…

Don’t worry too much,

but just call Him,

which is, I believe, more than enough

to be accepted into heaven.

 

내가 알기는, 그대의 신은

좁쌀 같은 분이 아니시라오

그렇찮으면 이 세상에 희망이라는 것은 없는 거니까…

그저 그분을 부르시구려

그거면 족한 줄로 아뢰오

 

그래도 자기는 기도를 못올리겠노라고

좀 위해서 기도를 드려 주면 좋겠다고

해서, 병상에 누운 그를 안은채

우린 눈물에 콧물에 범벅이 된 채로

한동안 진심어린 기도를 올렸소

도중에 스르르 내 몸을 놓기에

그의 눈을 감겨주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1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90
880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181
879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0
878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73
877 첫눈 강민경 2016.01.19 85
876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60
875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5.31 200
874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0
873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91
872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58
871 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06 125
870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180
869 천국 입성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20 108
868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49
867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26
866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7.26 166
865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249
864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863 참회 1 유진왕 2021.07.22 53
862 찬바람의 통곡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03 10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