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1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13
940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36
939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84
938 난산 강민경 2014.04.17 302
937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80
936 부활 성백군 2014.04.23 255
935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1
934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933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44
932 백화 savinakim 2014.05.13 292
931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29
930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46
929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2
928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4
927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46
926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15
925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82
924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923 오디 상자 앞에서 강민경 2014.06.15 385
922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2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