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가을이라지만

아직, 다른 잎새들은 다 초록인데

담벼락 담쟁이는 붉게 물들었다

 

왜아니 그렇겠는가

봄부터 가을까지

담벼락을 오르내리며 경계를 허물고

이 집 저 집을 화해시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초면인데, 내가 남자인데, 민족이 다른데도,

인사를 트는 일에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

 

실성했나?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리되었나 싶다가도

아무렴 어떤가

웃음으로 웃는 세상을 만들어 주니……,

 

담쟁이가 그녀인가, 그녀가 담쟁이인가

둘 다 늙어

노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가을 전령이 되었으니

이제는 겨울이 와도

담벼락에 길이 나고, 햇님이 활짝 웃으며

나목에 군불을 지피겠다

 

   1332 - 1019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0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388
959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07
958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55
957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28
956 2월 이일영 2014.02.21 151
955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01
954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58
953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48
952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23
951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72
950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75
949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33
948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31
947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3
946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56
945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191
944 봄 날 이일영 2014.03.21 178
943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2
942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62
941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1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