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비哭婢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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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살 박힌 손가락 제 몸을 뚝 떼어

땅을 향해 입 맞추는 나뭇잎 마주한 날

낙화落花의 시퍼런 떨림에 숲들은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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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몸을 말아 닿았던 강섶이며

바다를 향하던 물꼬 틀던 그날 일도

점점 더 닳아지는 살 파묻었던 고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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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짐 내려놓아야 가벼운 걸음인데

풀리지 않은 매듭을 아직도 들고 앉아

뜨거운 간을 내놓고 쪼아 먹혀 멍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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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상 떠메고 날으던 날개 죽지

울음조차 나오지 않아 허기진 나를 위해

천지가 진동하도록 곡비哭婢로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