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2.02.05 11:19

곡비哭婢 / 천숙녀

조회 수 2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b0f3bd92cb9b96412c96d2bb4951bff304efd3f.jpg

 

곡비哭婢 / 천숙녀

​굳은 살 박힌 손가락 제 몸을 뚝 떼어

땅을 향해 입 맞추는 나뭇잎 마주한 날

낙화落花의 시퍼런 떨림에 숲들은 진지했다

둥글게 몸을 말아 닿았던 강섶이며

바다를 향하던 물꼬 틀던 그날 일도

점점 더 닳아지는 살 파묻었던 고백까지

세상 짐 내려놓아야 가벼운 걸음인데

풀리지 않은 매듭을 아직도 들고 앉아

뜨거운 간을 내놓고 쪼아 먹혀 멍멍했다

한 세상 떠메고 날으던 날개 죽지

울음조차 나오지 않아 허기진 나를 위해

천지가 진동하도록 곡비哭婢로 울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시조 코로나 19 –또 하나의 거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6 108
42 시조 코로나 19 –머리칼을 자르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4 89
41 시조 코로나 19 –벽화(壁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4 146
40 시조 코로나 19 –별자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3 102
39 시조 코로나 19 –상경上京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2 88
38 시조 코로나 19 –서울 하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7 120
37 시조 코로나 19 –잠긴 문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2 173
36 시조 코로나 19 –장막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4 135
35 시조 코로나 19 –종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5 148
34 시조 코로나 19 –죽비竹篦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3 97
33 시조 코로나 19 –찻집 토담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8 110
32 시조 코로나 19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6 93
31 시조 코로나 19 –택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2 75
30 시조 코로나 19- 가을 오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9 121
29 시조 코로나 19-낮은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5 97
28 시조 코로나 19-맏형이 동생에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8 124
27 시조 코로나 19-이 시대의 나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4 99
26 시조 코로나-19 - 구월 오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2 75
25 시조 코로나-19 - 외압外壓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1 79
24 시조 코로나-19 –칠월칠석날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4 113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Nex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