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57 | 시 |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 | 오연희 | 2007.05.04 | 1152 |
| 156 | 시 |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오연희 | 2003.08.21 | 730 |
| 155 | 시 | 나의 아이들아 1 | 오연희 | 2007.02.28 | 799 |
| 154 | 시 | 나이테 1 | 오연희 | 2006.11.14 | 669 |
| 153 | 시 | 나팔꽃 | 오연희 | 2003.11.06 | 878 |
| 152 | 시 | 낙엽주(落葉酒) 1 | 오연희 | 2004.11.10 | 779 |
| 151 | 시 | 낮잠 | 오연희 | 2004.05.22 | 748 |
| 150 | 시 | 내 추억의 집은 | 오연희 | 2004.05.05 | 733 |
| 149 | 시 | 내가 죽는 꿈 1 | 오연희 | 2006.02.23 | 1334 |
| 148 | 시 | 너는 | 오연희 | 2004.03.15 | 671 |
| 147 | 시 | 넌 언제나 머뭇거려 | 오연희 | 2004.04.09 | 654 |
| 146 | 시 | 네가, 오네 | 오연희 | 2015.09.12 | 155 |
| 145 | 시 | 노래방에서 1 | 오연희 | 2004.09.01 | 970 |
| 144 | 시 | 노오 프라브럼 | 오연희 | 2007.04.25 | 1148 |
| 143 | 시 | 녹차를 마시며 | 오연희 | 2005.01.12 | 669 |
| 142 | 시 | 누이 1 | 오연희 | 2009.08.13 | 1476 |
| 141 | 시 | 다이어리 1 | 오연희 | 2007.01.24 | 772 |
| 140 | 시 |
당신
|
오연희 | 2004.02.14 | 1132 |
| 139 | 시 | 대추를 따며 | 오연희 | 2006.10.11 | 906 |
| 138 | 시 | 덤 | 오연희 | 2010.02.15 | 1342 |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