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오연희
하얀 종이를 놓고 펜을 들면
지면위로 드러나는 얼굴 있다
획을 타고 흐르는 숨결 따라
마음이 앞 질러 간다
길목 앞 공터에서
잠시 숨 고르면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얼굴
사랑으로 가는 길
너를 지운다
지우개로 지우고 눈물로 지워도
짙어만 가는 흔적
메워지지 않는 상처 사이로
창백한 얼굴 보인다
빈터를 지나
무거운 발걸음 떼 놓으면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애원하는 얼굴
이별로 가는 길
편지/오연희
하얀 종이를 놓고 펜을 들면
지면위로 드러나는 얼굴 있다
획을 타고 흐르는 숨결 따라
마음이 앞 질러 간다
길목 앞 공터에서
잠시 숨 고르면
어서 오라고 재촉하는 얼굴
사랑으로 가는 길
너를 지운다
지우개로 지우고 눈물로 지워도
짙어만 가는 흔적
메워지지 않는 상처 사이로
창백한 얼굴 보인다
빈터를 지나
무거운 발걸음 떼 놓으면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애원하는 얼굴
이별로 가는 길
쉼표
넌 언제나 머뭇거려
밥솥
온실
길을 걷다보면
침묵속으로
그럴듯한 계산법
나이테
너는
녹차를 마시며
인터뷰
창세기
해부
지문을 찍으며
젊은 장례식
편지
적색 경고장
안부
거리
엎치락 뒷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