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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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오연희

내 가슴에 살아있는 이름들 가만히 되뇌어 본다 몽실몽실 하얀구름되어 포근히 안겨오는 이름도 있고 묵직한 바위덩이로 가슴을 누르는 이름도 있다
포근한 이름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통증이 이는 이름에 가위표를 긋는다
아픈 이름만 솎아내 버리면 내 삶은 빛났으리라 정말 그런줄 알았다
지우고 싶은 이름 때문에 힘든 세월의 강은 지금도 흐르고 있지만 내 눈은 깊어지고 내 가슴은 열려지고
무릎꿇는 자의 잔잔한 평안도 누린다
흘러가는 강물 따라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가는 이름 나를 익게 한 상처들도 함께 지워져 간다
지우고 싶은 이름 없다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2004년 맑은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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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시인 이야기

  2. 비오는 날에

  3. 녹차를 마시며

  4. 그날이 오면

  5.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6. 그 집엔 누가 살고 있나

  7. 그럴듯한 계산법

  8. 길을 걷다보면

  9. 낙엽주(落葉酒)

  10. 창밖을 보며

  11. 해를 보내며

  12. 시월의 시카고

  13. 국화옆에서

  14. 해 바라기

  15. 추석단상

  16. 해부

  17. 노래방에서

  18. 젊은 장례식

  19.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20. 가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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