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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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5.04.20 08:06

가위질

조회 수 80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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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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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연희 2015.08.19 08:23
    김진학 (2005-04-26 04:24:49)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

  1. 풍경

  2. 그립다

  3. 해변에서

  4. 생명

  5. 휘트니스 센터

  6. 언어의 구슬

  7. 편지

  8. 손망원경

  9. 길을 잃다

  10. 가위질

  11. 시나리오

  12. 짜장면을 먹으며

  13. 인사동 연가

  14. 아버지의 자전거

  15. 반쪽의 슬픔

  16. 창세기

  17. 광주에 가다

  18. 개에 대하여

  19. 목련꽃 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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