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7
전체:
1,292,273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1. 휘둘리다

  2.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3. 지문을 찍으며

  4. 통마늘

  5. Help Me

  6. 자카란타 꽃잎 떨구며

  7.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8. 그랜드 케뇬

  9. 왕의 남자

  10. 안부

  11. 5월의 이별

  12. 근황(近況)

  13. 릴레이

  14. ‘모란각’에서

  15. 발 맛사지

  16. 술떡

  17. 그 바람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