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홍인숙(Grace)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의 얼굴 가득
하늘이 까맣게 내려앉았다
한순간의 호명이라도 놓칠세라
숨죽인 틈새에도 무심한 음악은
봄날 아지랑이로 떠다니고
익숙한 일상이듯 흰 가운 자락 날리며
담소가 요란한 병원 스텝들
나란히 흐르는 물방울들도 들여다보면
유난히 고통한 어느 흔적 찾을 수 있거늘
무심한 사람들 사이에서
죽음을 지척에 안고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
그 서늘한 그늘에 담겨있는 쓸쓸한 희망
기도를 보낸다
그들의 아침이 푸르게 밝아오기를.
(미주 중앙일보 2016/11/02)
(미주문학 2018 , 82호)
Ode to joy
내과 병원에서..
세끼 밥만 제대로 먹으면 될 줄 알고
이날 이때까지 꼬박꼬박 챙겨먹었는데
그것만으로는 건강을 지킬 수 없나 보다
남들도 하는 건강검진
자질구레한 아픔 말고
어디 크게 아픈 곳은 없는지
예약한 날짜에 병원을 찾아
시키는 대로 이 검사 저 검사 받는다
아침밥을 굶은데다
피를 두 통이나 뽑았으니
건강을 확인한답시고
건강을 해치지나 안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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