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1
어제:
37
전체:
1,293,632

이달의 작가
2005.04.20 08:06

가위질

조회 수 80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
  • 오연희 2015.08.19 08:23
    김진학 (2005-04-26 04:24:49)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

  1. 개에 대하여

  2. 가을이 오면

  3. 가을연가

  4.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5. 가을에 쓰는 겨울편지

  6. 가을속으로

  7. 가을, 쇼핑의 계절

  8. 가을 길을 걷다가

  9. 가을

  10. 가위질

  11. 가뭄 끝나자 이제는 폭우 걱정

  12. 가난한 행복

  13.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14. ‘모란각’에서

  15. ‘깜빡 깜빡'

  16.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17. [이 아침에]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창고' 11/12

  18. [이 아침에]사람 목숨 훔친 도둑들은 어디 있을까 6/4/14

  19. [이 아침에]마음속에 그리는 '해피엔딩'

  20. [이 아침에]다시 듣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