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팥죽
오정방
짧을 때보다 밤이 5시간이나 더 긴 동짓날
속까지 다 시원할 동치미를 곁들여
저녁상에 팥죽 한그릇 별미로 올라왔다
설탕을 조금 뿌릴까 말까 하다가
몸에 이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올라온 그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맛이 없지 않았다
맛이 참 좋다고는 말하였으나
새 맛에 길들여진 내 혀 탓인가
어린시절에 먹어 보았던 기억 속의
그런 꿀같은 맛은 아닌듯 싶었다
팥죽 속에 틈틈이 박혀 있던 새 알심은
벌써 부화해서 모두 어디로 날아 갔는지
별로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재료도 틀리지 않고 색깔도 비슷한데
옛날과 같은 그 맛은 결코 아니었다
몇 숫갈 뜨기도 전에 갑자기
오래 전 돌아가 다시 손맛을 볼 수 없는
참 인자하셨던 울어머니 생각이 떠올랐다
<2005. 1. 5>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53 | 현대시조 | 대 보름달 | 오정방 | 2015.09.08 | 47 |
852 | 풍자시 | 겁나는 심부름센터 | 오정방 | 2015.08.17 | 47 |
851 | 현대시 | 야생화野生花 | 오정방 | 2015.08.18 | 47 |
850 | 현대시 | 40. 독도호獨島號는 지금 잘있는지? | 오정방 | 2015.08.26 | 47 |
849 | 현대시 | 이소연, 한국 첫 우주인이여! | 오정방 | 2015.09.08 | 47 |
848 | 이장시조 | 미워하지 마라 | 오정방 | 2015.09.14 | 47 |
847 | 수필 | 하나님이 역사하셨기에 | 오정방 | 2015.09.14 | 47 |
846 | 현대시 | 꽃보다 눈 | 오정방 | 2015.09.25 | 47 |
845 | 현대시조 | 해바라기의 변 | 오정방 | 2023.08.24 | 47 |
844 | 현대시 | 그런 마을에서 | 오정방 | 2015.08.12 | 48 |
843 | 현대시 | 오수午睡 | 오정방 | 2015.08.12 | 48 |
842 | 현대시 | 가을이 울고 있다 | 오정방 | 2015.08.18 | 48 |
841 | 현대시 | ...까지도 사랑 | 오정방 | 2015.08.25 | 48 |
840 | 현대시 | 어떤 이혼 | 오정방 | 2015.08.26 | 48 |
839 | 현대시 | 축도의 노래 | 오정방 | 2015.09.10 | 48 |
838 | 현대시 | 월드컵 16강, 그 마지막 관문! | 오정방 | 2015.09.16 | 48 |
837 | 현대시 | 깊어가는 가을 | 오정방 | 2015.09.16 | 48 |
836 | 현대시 | 기념시/ 역사를 교훈으로! | 오정방 | 2015.09.16 | 48 |
835 | 신앙시 | 무지개 | 오정방 | 2015.09.16 | 48 |
834 | 현대시조 | 그립소! | 오정방 | 2015.09.24 | 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