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오정방
시골이라 눈깔사탕도 흔치 않았던
반세기도 훨씬 전 내 어릴 적 그것은
하나의 훌륭한 과자였었지
밤사이 내린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초가 지붕 추녀 끝에다 빚어놓은
수정같은 겨울의 얼음과자
아침에 일어나 눈비비며 내다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먹고픈 호기심마저 생겨서
발뒤꿈치를 높이 치켜 올리고
팔을 길게 내뻗어 겨우
먹음직 한 것 하나 손으로 뚝 따서
아직 영글지 않은 나약한 이로
야금야금 씹어 보았던 그 시절,
고드름이 무슨 맛이나 있었을까
이가 시리고 입안이 찬맛밖에는
<2006. 1. 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73 | 시 | 봄볕 | 오정방 | 2015.09.25 | 58 |
772 | 현대시 | 자가自家 붕어빵 | 오정방 | 2015.09.01 | 59 |
771 | 현대시 | 그저, 바라보기만 하리라 | 오정방 | 2015.08.12 | 59 |
770 | 이장시조 | 송추送秋 | 오정방 | 2015.08.13 | 59 |
769 | 현대시 | 첫눈이 오시려나 보다 | 오정방 | 2015.08.17 | 59 |
768 | 현대시 | 46. 독도에 거북선을! | 오정방 | 2015.08.27 | 59 |
767 | 현대시 | 악플 | 오정방 | 2015.08.29 | 59 |
766 | 신앙시 | 경배성자敬拜聖子 | 오정방 | 2015.09.14 | 59 |
765 | 현대시 | 이것, 정말 기분 나쁘지 않네? | 오정방 | 2015.09.16 | 59 |
764 | 현대시조 | 수선화 생각 | 오정방 | 2023.08.24 | 59 |
763 | 현대시조 | 휘황한 달빛 | 오정방 | 2015.08.25 | 60 |
762 | 현대시 | 시인박명詩人薄命 | 오정방 | 2015.09.01 | 60 |
761 | 현대시 | 2008 베이징 올림픽 | 오정방 | 2015.09.10 | 60 |
760 | 이장시조 | 꽃샘 | 오정방 | 2015.09.12 | 60 |
» | 현대시 | 고드름 | 오정방 | 2015.08.25 | 61 |
758 | 현대시 | 손녀들 음성이 보약이다 | 오정방 | 2015.08.26 | 61 |
757 | 현대시 | 누가 내 근육을 못보셨나요? | 오정방 | 2015.08.29 | 61 |
756 | 현대시 | 고독이란 | 오정방 | 2015.09.10 | 61 |
755 | 시 | 님의 선종善終 | 오정방 | 2015.09.12 | 61 |
754 | 신앙시 | 부활復活 | 오정방 | 2015.09.01 | 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