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웃음 / 성백군
카스코 식당 테이블 위에
피자 한 조각과 핫도그 두 개를 올려놓고
두 여자가 서로 다툰다
시어머니는 줄려고 하고
며느리는 안 받으려고 하고
종이 돈 한 장이 두 여자의 손을 건너다니며
몸살을 앓는다.
손자인 듯, 옆에 있던
열서너 살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할머니, 그럼 나 할래요.’ 하며
손을 내미는데
시어머니는 그래도 되겠느냐며
며느리 눈치를 살핀다
번개보다 빠르게 아들을 밀치고
독수리가 병아리 채가듯 확!
시어머니 손에서 며느리 주머니 속으로
직행하는 십 불짜리
동시에 터지는 시어머니의 웃음
연이어 따라 나오는 며느리의 웃음
두 여자의 웃음소리가
식당 가득한 사람들 사이 사이를
까르르 까르르 굴러다닌다.
615 - 07142014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12월의 결단
-
별 하나 받았다고
-
일상은 아름다워
-
촛불
-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
엉뚱한 가족
-
어둠 속 날선 빛
-
얼룩의 소리
-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
10월의 제단(祭檀)
-
숙면(熟眠)
-
가을비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가을 밤송이
-
그늘의 탈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바람의 독도법
-
종신(終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