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89 추천 수 0 댓글 0
-
가을비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가을 밤송이
-
그늘의 탈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바람의 독도법
-
종신(終身)
-
시간은 내 연인
-
얼룩의 초상(肖像)
-
끝없는 사랑
-
유쾌한 웃음
-
한낮의 정사
-
외로운 가로등
-
그리움이 쌓여
-
8월은
-
진짜 촛불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너를 보면
-
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