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5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89 |
1074 | 시 | 살아 있음에 | 강민경 | 2016.02.26 | 242 |
1073 | 시 |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 차신재 | 2016.02.25 | 1956 |
1072 | 시 | 2월 | 하늘호수 | 2016.02.24 | 156 |
1071 | 시 | 눈높이대로 | 강민경 | 2016.02.16 | 191 |
1070 | 수필 | 세상의 반(半)이 ‘수그리’고 산다? | son,yongsang | 2016.02.14 | 297 |
1069 | 시 | 담쟁이의 겨울 | 강민경 | 2016.02.08 | 149 |
1068 | 시 | 거룩한 부자 | 하늘호수 | 2016.02.08 | 126 |
1067 | 시 |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 오연희 | 2016.02.05 | 356 |
1066 | 시 |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 오연희 | 2016.02.01 | 623 |
1065 | 수필 | 봄날의 기억-성민희 | 오연희 | 2016.02.01 | 176 |
1064 | 시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강민경 | 2016.01.26 | 223 |
1063 | 시 | 달빛 사랑 | 하늘호수 | 2016.01.20 | 128 |
1062 | 시 | 첫눈 | 강민경 | 2016.01.19 | 98 |
1061 | 수필 | 우리가 사는 이유 | son,yongsang | 2016.01.13 | 191 |
1060 | 시 | 설국(雪國) | 하늘호수 | 2016.01.10 | 231 |
1059 | 시 |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 강민경 | 2016.01.09 | 140 |
1058 | 시 | 불꽃 나무 | 강민경 | 2015.12.26 | 225 |
1057 | 수필 | 나의 수필 창작론/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5.12.24 | 403 |
1056 | 수필 | 나의 문장 작법론/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5.12.24 | 3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