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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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4.10.22 04:17

땅을 헤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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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헤엄치다


이월란(2014-9)


나는 일찍이 땅 위에서 숨 쉬고 헤엄치며 살도록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살아갈수록 숨이 가빠지고 자꾸만 고꾸라진다. 며칠 내내 엎어져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제자리에서 허우적대는 오래된 습관.

어쩌면 나는 물고기였을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지느러미가 없다. 꼬리가 없다. 비늘이 없다. 아가미가 없다. 부레가 없다.

두 팔을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며 입술은 아가미처럼 뻐끔거린다. 공기방울들이 코끝에서 날아오른다. 콧구멍이 땅을 향하지 않을 때마다 락스물이 심장을 찌른다. 땅 없는 몸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엑스선 사진을 찍을 때처럼 호흡이 멈춘다. 아주 오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하늘같은 땅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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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의 내력

  2. 낙엽

  3. 타임아웃

  4. 야경

  5. 동백 아가씨

  6.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8. 귀성

  9. 눈 오는 날

  10. 땅을 헤엄치다

  11. 빈집

  12. 요가

  13. 처서

  14. 바람이었나

  15. 폐경

  16. 통곡의 벽

  17. 불면증

  18. 금단의 열매

  19. 침묵 (견공시리즈 127)

  20. 벽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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