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0
어제:
180
전체:
5,032,369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1

중신(中身)의 세월

조회 수 294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신(中身)의 세월


                                                                    이 월란




평면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어 본 사람이라면 알리라
가만히 서 있어도 뒤로 밀리는 풍경들에 대해
그 위에서 평상시의 보폭으로 걷기라도 한다면
달리는 속도로 낚아채이는 풍경들에 대해
다급한 일로 뛰기라도 한다면
기둥서방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끌려간 화냥년처럼
눈 한번 맞출 새 없이 섬뜩하게 허물어지고 마는 풍경들에 대해
유년의 풍경을, 청춘의 풍경을 KTX의 차창 밖 풍경처럼
그렇게 초점 없이 잃어버리고 만 사람들이라면 이제 알리라
다급한 일도 없는 지금, 평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와 뛰고 있는 것처럼
누군가 늙어버린 땅 밑에 가속의 모터장치를 해 두어
오늘 하루가 또 그렇게 어이없이 휙휙 낚아채이고 말았다는 것을

                                              
                                                                  2007-06-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1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228
210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209 이월란 2008.05.09 228
208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27
207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206 그네 이월란 2008.05.10 227
205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204 눈사람 2 이월란 2012.04.10 226
203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202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201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200 만개(滿開) 이월란 2008.05.10 225
199 병상언어 이월란 2008.05.10 225
198 영문 수필 History of the Holocaust: an Overview 이월란 2013.05.24 223
197 사각지대 이월란 2009.10.05 223
196 공존 이월란 2011.09.09 222
195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194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193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192 같이 이월란 2008.05.10 220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