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3
어제:
180
전체:
5,032,352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09.12 02:01

토비의 천국(견공시리즈 25)

조회 수 401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천국 (견공시리즈 25)



이월란(09/09/08)



토비를 입양하러 갔을 때 토비가 100일 동안 살았던 집은
꼭 고아원 같았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위해 참고 견디는 각박한 세상 같았다
말티즈 전문 배양소처럼 키친과 거실의 보이는 곳에만 해도
두 세 마리씩 가두어 놓은 오픈 케이지가 구석마다 진을 치고 있었고
갓 태어난 생쥐만한 강아지를 방에서 데리고 나오는 걸 보니
아래층까지 상상할 만했다
토비는 한 배 출생인 누이와 형까지 한 우리에서
어제 싼 똥까지 밟고 뒹굴며 사람손내를 맡곤 미치기 직전이었다
인터넷 사진으로 내게 이미 간택을 받은 토비는
특별대우를 받으며 우리에서 풀려난 것이다
지하 수용소같은 퀴퀴한 냄새 속에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말티즈 포로들이 꺅꺅 짖어대던 그 곳
외톨박이가 되긴 했지만 이젠 똥을 밟고 살지 않아도 되고
외롭긴 하지만 이젠 맘대로 온 집안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고
도그쇼에 나가기 위해 녹슨 눈물자국 위에 가식의 회칠을 하지 않아도 된
토비는 지금, 진정 행복한 것일까
두고 온 전생같은 생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내가 나지 않는 천국도 인간의 천국일 수 있을까
불행의 씨가 제거된 행복도 진정한 행복일 수 있을까
어둠이 있기에 빛이 감사한 것인데
새우잠 자며 강아지들과 싸우며 뺏어먹던 밥이 그립지나 않을까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 영문 수필 Oncoming Traffic 이월란 2012.04.10 167
170 O. 헨리의 별 이월란 2009.10.17 334
169 영문 수필 Nonverbal Effectiveness 이월란 2011.07.26 24291
168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7 영문 수필 Nation, Language, and the Ethics of Translation 이월란 2014.05.28 25090
166 영문 수필 My Unconditional Best Friend, Toby 이월란 2010.03.13 3208
165 영문 수필 Multiple Identities in "Steppenwolf" 이월란 2014.05.28 259
164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 2010.01.29 441
163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363
162 영문 수필 Mortal Gods 이월란 2011.03.18 415
16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0 영문 수필 Mimesis 이월란 2014.05.28 109
159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75358
158 영시 Maturing Love 이월란 2008.05.07 368
157 영문 수필 Marxism and Neo-Marxism in Kafka’s "In the Penal Colony" 이월란 2014.05.28 1352
156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0172
155 영시집 Longing 이월란 2010.03.22 349
154 영시집 Lonely Shepherd 이월란 2010.06.18 2329
153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52 영시 Like a Dog 이월란 2016.08.16 1386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