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3
어제:
235
전체:
5,025,075

이달의 작가
2009.10.14 12:37

화양연화(花樣年華)

조회 수 330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월란(09/10/13)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포도를 후벼파던 잦은 빗소리
넘치듯 넘치지 못하고 흘러만 가던
빗물에 떠내려 보낸 그 눈빛
가슴에 묻은 사연은 홀로 집을 짓고
쑥쑥 자라는 아이의 손을 잡듯
새 날이 손 내밀 때마다
조개무지같은 기억 속으로
젖은 미소로 담을 쌓고
비밀한 마음을 속삭이는 귀는
입은 없고 가슴의 귀만 남은
앙코르와트의 숨쉬지 않는 유적


가장 아름다운 때는 지금
그 때를 기억하는 지금
지금을 연민하던 그 때


시선따라 이름 없는
플라토닉 꽃이 피는 허공
숨 막히는 사람은
하루를 지켜보는 내 안의 관객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나도 몰라야 하는, 오늘도
중요하지 않은 하루가
어제와는 다른 옷을 입은 채로
걸어나가고 있다
유적 속에 잡풀로 묻어 놓은
비밀한 속삭임은  
크메르의 전설로 벽 속의 고분같은
당신과 나의 유적



* 양가위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영시 Consummation 이월란 2016.08.16 65
50 영시 If the Moment Comes Again 이월란 2016.08.16 64
49 제1시집 모놀로그 서문/ 황금찬 file 이월란 2016.08.15 64
48 시평 도종환 시평 이월란 2016.08.15 64
47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63
46 영시 Eve's Apple 이월란 2016.08.16 63
45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44 영시 ICU 이월란 2016.08.16 62
43 영시 The First Kiss 이월란 2016.08.16 60
42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41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40 영시 Fall Semester 이월란 2016.08.16 58
39 영시 The History of Shoes 이월란 2016.08.16 58
38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57
37 영시 Gas Station in the Sky 이월란 2016.08.16 57
36 영시 A Snail Day 1 이월란 2016.08.16 56
35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34 영시 The Father 이월란 2016.08.16 55
33 영시 Kiabai 이월란 2016.08.16 55
32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4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