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9
어제:
463
전체:
5,065,669

이달의 작가
2009.10.14 12:37

화양연화(花樣年華)

조회 수 332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월란(09/10/13)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포도를 후벼파던 잦은 빗소리
넘치듯 넘치지 못하고 흘러만 가던
빗물에 떠내려 보낸 그 눈빛
가슴에 묻은 사연은 홀로 집을 짓고
쑥쑥 자라는 아이의 손을 잡듯
새 날이 손 내밀 때마다
조개무지같은 기억 속으로
젖은 미소로 담을 쌓고
비밀한 마음을 속삭이는 귀는
입은 없고 가슴의 귀만 남은
앙코르와트의 숨쉬지 않는 유적


가장 아름다운 때는 지금
그 때를 기억하는 지금
지금을 연민하던 그 때


시선따라 이름 없는
플라토닉 꽃이 피는 허공
숨 막히는 사람은
하루를 지켜보는 내 안의 관객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나도 몰라야 하는, 오늘도
중요하지 않은 하루가
어제와는 다른 옷을 입은 채로
걸어나가고 있다
유적 속에 잡풀로 묻어 놓은
비밀한 속삭임은  
크메르의 전설로 벽 속의 고분같은
당신과 나의 유적



* 양가위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1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80
810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7
809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30
808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9
807 O. 헨리의 별 이월란 2009.10.17 336
806 카멜레온 이월란 2009.10.17 272
805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3
804 피카소 안경 이월란 2009.10.14 501
803 증언 3------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9.10.14 401
» 화양연화(花樣年華) 이월란 2009.10.14 332
801 견공 시리즈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이월란 2009.10.14 461
800 견공 시리즈 개같은2(견공시리즈 42) 이월란 2009.10.14 299
799 견공 시리즈 숨바꼭질(견공시리즈 41) 이월란 2009.10.14 275
798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5
797 견공 시리즈 목욕타임(견공시리즈 39) 이월란 2009.10.14 279
796 지문(指紋) 이월란 2009.10.11 354
795 수신확인 2 이월란 2009.10.11 265
794 견공 시리즈 닥터 토비(견공시리즈 38) 이월란 2009.10.11 313
793 멍키, 학교에 가다 이월란 2009.10.11 319
792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7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