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2 (견공시리즈 42)
이월란(09/10/12)
샤워를 마치고 커튼을 젖히면 칼날처럼 날아오던
토비가 보이지 않는다
요놈이 뭔 사무가 요렇게 바쁠까 신기해서 나왔더니
내 펜티를 입으로 빨아 놓았다
욕실로 들어가며 빨래통에 떨어뜨린다던 펜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들어갔나보다
왜 개같은 욕이 생겼을까 이제야 감이 잡힌다
사랑은 순간의 실수와 오해로 역사를 다시 써 왔다
토비의 눈빛이 달라 보인다
새삼 개같은 개로 보인다
아니, 드디어 내가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안고 뒹굴며 입을 맞춰줄 때마다
나도 개같은 인간이었다
아니, 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