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헨리의 별
이월란(09/10/17)
심장이 밟힌 오솔길들이 맥박 따라 승천하는 밤
햇볕에 타는 향기가 두 손 드는 밤
거짓의 창을 닫고 고해의 집무실에서 쓰는
돛의 시선 위로
늦구름의 비늘들이 반짝이는 바다
레드우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한귀퉁이가 지붕의 속살로 덧대어진 기형의 하늘이
나의 침실을 내려다 보고 있다
죄짓고 싶은 눈빛처럼 반짝이는 별빛 아래
죄많은 땅에서 자란 키 큰 나무들이
정수리만 뾰족이 밤밭을 키울 때면
난 이제부터 블라인드를 걷고 잘테야
별의 무기는 야생의 무관심 속에서도
화려하게 타오르는 어둠의 고집
베갯잇 속에서 꼽꼽히 말라가는 사랑의 본질로
추적추적 시쳐 놓은
작위적인 하루를 눕혀두고 나에게 비는 시간
용서해 주겠니 용서해 주겠니
목이 자꾸만 길어지는 나를
따끔따끔 가슴이 데이도록 별을 따다 모으는 나를
어젠 세 개의 별이었는데
오늘밤은 한 개의 별
내 병든 창가에 O. 헨리가 그려두고 간
마지막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