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8
어제:
180
전체:
5,032,367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1.11 11:42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조회 수 280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늪 (견공 시리즈 47)



이월란(09/11/04)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올 듯 내 발꿈치를 놓치지 않는 토비의 동선이 딱, 잘리는 곳이 있으니 그 냉정한 지점은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똑같은 높이에 똑같은 카펫인데도 혼자선 결코 한 발도 내딛지 못한다. 엎드린 체념이 영원할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고 내려갈 때조차 오금이 저린 작은 몸둥이가 공포에 질려 있다. 따뜻한 페치카로, 영화 보며 뒹굴던 행복한 추억으로 다진 반년의 세월도 허사다. 아들녀석이 토비를 데리고 내려가 고문이라도 했을까, 토비의 끔찍한 기억을 파헤쳐 보기도 했는데.  


토비를 안고 늪 속으로 내려갈 때마다 곤두서는 내 기억의 등뼈를 토닥여 쓰다듬어 준다. 지상에서 땅속으로 묻혀버린, 앙금처럼 가라 앉은 싸늘한 기억들이 어둠을 먹고 자라는 곳, 내게도 있단다. 결코 내려가고 싶지 않은, 오늘도 따구르르 굴려 떨어뜨려 놓은 고통이 알을 까고 있는 곳, 이별의 뒤안길들이 묻혀 사는 지하실, 내게도 있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 짤 없는 주인장 이월란 2008.05.09 371
170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169 좋은 글 이월란 2008.05.09 295
168 제1시집 너의 이름은 이월란 2008.05.09 402
167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166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이월란 2008.05.09 377
165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164 사랑 1 이월란 2008.05.09 311
163 제1시집 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이월란 2008.05.09 344
162 갱신(更新) 이월란 2008.05.09 313
161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160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159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158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157 만남 이월란 2008.05.09 291
156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155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154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53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152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