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1
어제:
232
전체:
5,033,306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11

호접몽(胡蝶夢)

조회 수 453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호접몽(胡蝶夢)



                                                                          이 월란




진종일 애벌레가 되어 꿈틀대던 난
해가 지면 나비가 되어요
하지만 엇갈린 운명은 이운 날개에 악몽처럼 촘촘히 깃들어
숙명같은 태양광선 없인 날지 못하는 것이 나비랍니다
먹빛구름 가득한 밤하늘마저 날지 못해
풀잎 뒤에 몸피를 숨기고 찬이슬에 비늘털이 흠뻑 젖어도
빗치를 기다리는 애절한 더듬질 헉하지도 못하고,
태양의 아침이 솟아오르면 애벌레가 된다는 자신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또 기다리죠
매일밤 날지 못하는 나비가 되어 어둠을 먹고, 별빛을 살라 먹고
생채 잃은 날개짓에 머물러 퍼덕거리는 힘겨운 비행으로
체절(體節)마다 저민 페로몬 가루 오선지 위에 뿌리면
홀로 떠나는, 미몽(迷夢) 찾아 떠나는 새벽길, 흩날리는 사랑가루만
음표가 되어 두 가슴 사이를 나비처럼 날아다니죠
처절한 운명을 깔고 누운 자리에 사금파리같은 아침햇살이
아프도록 찔러오면 가슴날개 접어 다시 애벌레가 되는
꿈길 같은 삶 속에서

                                                                      2007-04-01




* 호접몽(胡蝶夢) : 나비에 관한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 중국의 장자(莊                    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접몽, 호접지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1 이월란 2010.04.05 449
290 제1시집 울초 이월란 2008.05.08 450
289 질투 2 이월란 2011.01.30 450
288 에어 프랑스 AF #447 이월란 2009.08.13 451
287 견공 시리즈 악의 꽃(견공시리즈 21) 이월란 2009.09.04 451
286 대출 이월란 2010.03.05 451
285 제3시집 함정이 없다 이월란 2010.11.24 451
284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283 미역국 이월란 2009.11.11 452
282 이별이래 이월란 2010.07.09 452
281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52
»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279 유명견 담비(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0.24 453
278 관(棺) 이월란 2010.03.05 453
277 견공 시리즈 애완(견공시리즈 85) 이월란 2010.12.14 453
276 自慰 또는 自衞 이월란 2010.12.26 453
275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55
274 망할년 이월란 2009.08.01 455
273 사인 랭귀지 이월란 2010.01.19 455
272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