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5
어제:
232
전체:
5,033,240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7

꿈꾸는 발

조회 수 511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190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189 영문 수필 Eating Food, Eating Love 이월란 2014.05.28 218
188 영문 수필 David Oshinsky Lecture 이월란 2012.04.10 218
187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186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185 신비로운 공식 이월란 2008.11.06 217
184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183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182 영문 수필 Reflection of Without Pity 이월란 2012.04.10 214
181 아모스 아모스 이월란 2008.07.19 214
180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214
179 견공 시리즈 눈 (견공시리즈 120) 이월란 2012.04.10 213
178 영문 수필 “Savage Inequalities” 이월란 2012.08.17 212
177 영문 수필 Willowbrook 이월란 2012.04.10 212
176 제3시집 세월 2 이월란 2008.10.20 212
175 제3시집 세월 이월란 2008.10.08 212
174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173 사랑 7 이월란 2008.09.02 211
172 P.T.O. 이월란 2008.06.19 211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3 Next
/ 83